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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5] 새로운 길을 여는 개척자, 데이비슨 대학교 이현중
매거진농구인생
2021.07.2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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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거진 농구인생' 20년 5월호 내용입니다 -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데이비슨 대학교에서 슈팅가드를 맡고 있는 이현중입니다.

벌써 미국에서 한 시즌을 보냈는데, 미국에서의 생활은 어땠나요?

생각보다 학점 관리하는 게 까다롭고 어렵더라고요. 경기 끝나고 밤새고 수업 들어간 날도 많았어요. 굉장히 힘들었는데 그래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잘 보낸 것 같아요.

데이비슨 대학교의 학점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4점 만점에 2점을 맞아야 경기를 뛸 수 있어요. 2점이면 평균 C 정도인데, 지난 학기에는 2.5점 정도였어요. 첫 시즌이다 보니까 공부에 전념하기보다는 농구에 신경을 많이 썼거든요. A를 맞을 정도로 공부를 할 시간에 농구를 더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학점관리는 기준을 약간 넘기는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여러 대학교에서 오퍼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데이비슨 대학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데이비슨 대학은 일대일 플레이보다는 팀플레이 위주의 이타적인 플레이를 즐겨하는데, 제가 거기에 맞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밥 매킬로프 감독님께서 30년 이상 지도를 하셨다는 거였어요. 안정감이 들었고, 다른 학교 감독님들은 오면 잘해준다고 말씀하셨는데 밥 매킬로프 감독님은 혼날 각오 하고 오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저는 혼나는 걸 더 좋아하거든요.(웃음) 그리고 1학년 때는 20분 정도 뛸 수 있을 거라고 말씀을 하셨었는데 그 약속을 지켜주셨기때문에 선택을 잘 한 것 같아요.

처음 미국에 갔을 때 적응의 어려움은 없었나요?

동네가 약간 시골이라 주변에 딱히 할 게 없는데, 호주에 있을 때와 환경이 비슷해서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지난 인터뷰(2018년 11월)에서 호주 음식이 너무 맛없다고 했었잖아요. 미국 음식은 괜찮나요?

아, 그때는 정말.(웃음) 호주 아카데미 음식은 지금도 맛이 없을 거예요. 호주에서의 경험 덕분에 미국에서는 뭘 먹어도 맛있어요.

아카데미에서 농구 할 때와 다른 점이 있나요?

아카데미는 어린 선수들이 모이다 보니까 팀 내에서 분열이 조금 있었어요. 미국 무대로 가기 위해서 서로 돋보이려고 개인플레이를 하는 선수들도 많았는데, 여기는 다들 성인이고 감독님께서 굉장히 잘 잡아주셔서 그런 게 없어요. 팀원들 모두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코트 안에서나 밖에서나 서로 의지하고 마음이 잘 맞는 것 같아요. 

대학교 첫 시즌이 코로나로 인해 급하게 종료가 돼서 아쉬움이 클 것 같은데.

처음에 취소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브루클린 원정경기를 앞우고 브루클린에 도착해서 연습하고 영상 보면서 경기 준비를 다 했는데, 감독님께서 리그가 취소됐다고 학교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이후에는 학교도 닫고 국제 학생들은 다 귀국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는데, 어떻게 보면 제가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거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2학년 준비를 더 잘해보자는 마음으로 들어왔어요.

'3월의 광란'에 대한 기대도 분명 있었을 것 같아요.

솔직하게 이번에는 힘들 거라고 생각했어요. 저희 컨퍼런스에 전미 3위 팀(데이튼 대학교)이 있다 보니까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은 했는데, 항상 기대를 하고 꿈을 꾸고 있어요. 아카데미에 있을 때 파이널 포에 간 적이 있었는데 NBA보다 경기장도 넓고 사람도 꽉 차 있더라고요. 그런 곳에서 경기를 하면 얼마나 좋을지 상상도 잘 안 되죠.

미국에서의 첫 시즌을 돌아봤을 때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제가 몸이 얇다고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저도 그 부분을 가장 많이 느꼈어요. 평소에는 괜찮은데 체력이 떨어졌을 때는 확실히 몸싸움에서 밀리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몸싸움을 이겨내야 슛 찬스도 만들 수 있고 컷인도 잘 들어갈 수 있는데, 파워랑 스피드가 부족하다 보니까 공격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았어요.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1대1 디펜스가 많이 부족했는데 그런 점을 더 보완해야 할 것 같아요.

그래도 '이주의 신인(ROOKIE of The Week)'에 두 차례나 뽑히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주의 신인' 수상 전에 제가 슬럼프에 빠졌던 경기가 3경기 정도 있었거든요. 경기 끝나고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이 다 "네가 슛 잘 들어가는 거 알고 있다. 안 들어가도 계속 던져야 우리 팀이 산다."라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셔서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했어요. 그랬더니 자연스럽게 잘 되더라고요. 그리고 오히려 제가 이렇게 마른 상태에서 선정됐으니까 앞으로 더 발전할 게 많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웨이트도 힘들지만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식단 관리도 하고 있나요?

일부러 더 먹으려고 하고 있어요. 미국에 있을 때 87kg이었는데 지금은 92kg이에요. (혹시 목표하는 체중이 있나요?) 97kg이요.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려서 97kg 정도 되면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만큼 상대의 견제도 심해질 텐데.

견제가 심해지면 저는 더 좋아요. 그만큼 저를 신경 쓰고 있다는 거고 계속 상대랑 부딪히다 보면 경험도 늘고 요령도 생길 수밖에 없잖아요. 몸싸움을 할 수 있는 몸만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최근에는 유튜브 '게임데이' 채널을 통해 인터뷰와 경기 영상으로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고 있어요.

영상이 나간 이후에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 뉴욕으로 경기를 하러 가면 많은 분들이 보러 오시기도 하고, 저도 한국분들이 응원을 오시면 더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열심히 하게 되죠.

NBA 경기를 보러 경기장에 가기도 하나요?

학교 근처에 샬럿 호네츠 구장이 있는데 아무래도 과제 때문에 가기가 힘들어요. 그리고 호네츠 경기가 재미있는 편이 아니잖아요.(웃음) 만약 켐바 워커가 있었으면 한 번이라도 갔을 거예요.

훈련이 없는 날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요?

쉬는 날에는 회복 위주로 신경을 쓰고 있어요. 잠을 많이 자려고 하고, 넷플릭스도 봐요. 영어 자막으로 보거나 영어 드라마를 보면서 영어 공부를 해요.

외국에서 홀로 지내다 보면 외로움을 느끼기도 할 것 같은데.

호주에 있을 때는 있었는데 지금은 괜찮은 것 같아요. 가족들이 그리운 거 말고는 괜찮아요.

한국에 들어온 지 한 달 정도 지났는데 한국 생활은 어떤가요?

미국에 있을 때랑 패턴이 굉장히 비슷해요. 오전에 웨이트하고 오후에 수업 듣고 야간에 슈팅훈련을 하고 있는데, 일단 음식이 한식이라는 점이 좋아요.(웃음) 그리고 가족들이랑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행복인 것 같아요. 

굉장히 계획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 같아 보여요.

원래는 계획을 짜는 편이 아닌데 김효범 코치님께서 비시즌을 계획 없이 보내면 이도 저도 안된다고 하셔서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스케줄을 다 정리해놨어요.

삼일상고에서도 운동을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후배들이 미국에 대해 굉장히 궁금해할 것 같아요.

조금 아쉬운 게 한국 선수들은 "형 왜 이렇게 잘해요?"라고 물어보고 궁금해하지는 않아요. 

친구들도 많이 만났나요?

(이)준희(중앙대학교)랑 많이 만났어요. 같이 운동도 하고 밥 먹고 준희네 집에 가서 자기도 하고. (다들 대학생이니까 술도 먹겠죠?) 제가 술을 싫어해요. 너무 맛이 없어요. 미국에서도 애들이 불러서 파티에 간 적이 있었는데, 빈 맥주병 들고 취한 척 했어요.(웃음)

최근에는 양재민 선수가 NCAA 진출 소식을 알려왔는데, 서로 연락을 주고 받나요?

호주에 있을 때부터 재민이 형이랑 얘기를 많이 했어요. 제가 미국에 온 이후에는 형이 SAT나 학교에 대해서 많이 물어봤었는데,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저는 아카데미에서 다 서포트를 해줬으니까 농구만 하면 됐지만, 형은 그런 환경이 아닌데도 노력해서 1부 대학 오퍼를 받은 거니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서로 열심히 응원하고 있어요. 

이현중 선수나 양재민 선수가 가고 있는 길이 새로운 길이라 어려움이 많을 것 같아요.

저는 아카데미에서 도움을 많이 받아서 생각보다 쉽게 온 것 같아요. 그리고 아카데미 직원분 중에 한국 분이 계신데, 그분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어요. 제가 뭘 물어보면 바로바로 답변해 주시고 대학교와 컨택 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받았죠.

지난 인터뷰에서 롤모델이 클레이 탐슨이라고 했었는데, 변함없나요?

처음에는 케빈 듀란트를 좋아했는데 제 신장이나 운동신경을 생각했을 때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제 장점이 슈팅, 볼 없는 움직임이기 때문에 클레이 탐슨을 롤모델로 삼았는데, 3점슛도 쏠 수 있고 수비도 잘하기 때문에 어느 팀에 가도 맞는 조각이잖아요. 그래서 여전히 탐슨 선수처럼 되고 싶어요. 

많은 팬분들이 NBA 진출을 기대하고 있잖아요. 벌써 일본의 하치무라 루이 선수와 비교하는 시선도 있고요.

하치무라 루이 선수는 정말 존경스러워요. 영어를 잘 못 하는 상태로 곤자가 대학교에 들어가서 1년 동안은 시합도 거의 못 뛰었잖아요. 그런데 결국 NBA까지 진출한 걸 보면 얼마나 노력을 했을지 짐작이 가요. (그런 시선들이 부담되지는 않나요?) 부담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제가 도전에 실패한다고 해도 제 농구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이)대성이 형처럼 계속 도전할 수 있는 거잖아요. 길은 열려있는 거기 때문에 주변 시선 신경 안 쓰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지금까지의 도전들이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을 주기도 하는데, 도전을 앞둔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대부분 운동선수들이 시험을 보면 찍고 자잖아요. 저는 그런 게 자존심이 상해서 수업 열심히 듣고 시험공부도 하고 시험을 봤거든요. 그런 습관 덕분에 데이비슨 대학을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벽에 한 번 부딪혔다고 바로 포기하지 말고, 잃을 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고 지면서 배운다고 생각하면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영어도 중요하겠죠?) 영어는 습관처럼 계속하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에는 넷플릭스나 유튜브에서 영어 자막을 볼 수 있으니까 보고, 듣고 말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지 않을까 해요.

이현중 선수를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1학년 때는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길이가 전반적으로 짧았는데, 2학년 때는 더 길어질 거니까 기대해주세요.(웃음) 형식적인 말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이현중의 농구인생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모험'. 아직 제가 가는 길을 걸어간 사람이 없잖아요. 제가 길을 개척해서 뒷사람들한테 알려주는 모험의 리더가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오늘 인터뷰 소감이 궁금해요.

불러주셔서 감사하고, 더 열심히 해서 내년에 또 오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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