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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3] 심장으로 농구하는 작은 거인, 3X3 농구선수 한준혁
매거진농구인생
2021.08.2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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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거진 농구인생' 20년 2월호 내용입니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3X3 농구선수로 활동 중인 한준혁입니다.

처음에 농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아버지께서 예전부터 아들을 낳으면 꼭 운동을 시켜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계셨대요. 그래서 축구부 테스트도 보고, 야구장, 농구장 다 갔었는데 제가 농구에 가장 흥미를 느끼고 농구를 제일 좋아해서 농구를 하게 됐어요. 그리고 제가 대구에 살았는데 대구 오리온스 시절 김승현 선수 모습을 보고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농구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아버지께서는 왜 운동을 시키고 싶어 하셨을까요?

어렸을 때 운동선수를 하고 싶으셨는데 시골에 사셨거든요.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서 할 수가 없으셨으니까 나중에 아들을 낳으면 꼭 운동을 시키겠다고 생각을 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누군가 시켜서 하면 하기 싫을 수도 있는데, 농구는 재미있었나요?

저희 집이 학원을 하거든요. 초등학생이랑 중학생을 가르치는데, 진짜 공부가 너무 하기 싫었어요.(웃음) 그래서 차라리 운동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키는 작았지만 달리기가 빠르고 운동신경도 있었기 때문에 더 재미있게 했던 것 같아요.

중학교 때는 중고농구 최초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 중학교 때의 기억은 어떤가요?

아직도 기억하는데 27득점 11리바운드 11스틸을 했어요.(웃음) 중학교 3학년 때 163cm였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 2학년 때까지는 팀에 한 명씩 있는 작지만 볼 재간 있고 빠른 그런 선수였어요. 그런데 3학년으로 올라갈 때 학교에 체육관이 생기면서 운동 환경이 정말 좋았졌어요. 그 겨울방학 때 운동을 정말 많이 해서 첫 시합에서 트리플더블도 하고 그 대회에서 평균 35득점을 기록했죠. 그러면서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의 관심도 받았던 것 같아요. 운이 좋았죠. 

이후 용산고로 진학을 했는데, 처음 서울에 왔을 때 어려움은 없었나요?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1학년 때는 감독님께 집에 좀 다녀오고 싶다고 말씀드려서 혼자 3주 동안 내려갔다 온 적도 있는데, 지방은 포지션 경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서울에 오니까 포지션 경쟁이 심해서 개인 연습도 많이 해야하고 또 멀리 타지에 와있으니까 엄청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좋은 점은 없었나요?

허훈 선배님과 같이 농구를 할 수 있었다는 게 가장 좋았어요. 야간 운동 때 항상 훈이 형 따라다니면서 1대1을 하자고 했거든요. 그러면 형이 항상 음료수 내기를 걸었는데, 항상 졌던 거 같아요. 20경기를 하면 1경기를 이길까 말까 했었는데, 마냥 좋았던 것 같아요. 훈이 형 앞에서 공격을 하고 훈이 형을 수비한다는 거 자체가 너무 좋았죠.

2학년 때부터는 주전으로 뛰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어요.

2학년 올라갈 때 선배가 1명, 동기가 7명이었어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 3명은 무조건 주전이었고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5명이 경쟁을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때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저의 단점은 보완하려고 하고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수비와 드리블을 정말 많이 연습했던 것 같아요.

연습은 어떻게 했나요?

마냥 드리블치고 마냥 수비하고 연구했어요.(웃음)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부터 영상 보는 걸 좋아했어요. 핸드폰 사면 항상 화면 큰 걸 사서 유튜브로 NBA 선수들 찾아보고 멋있는 영상 찾아보고 했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유튜버로서의 재능이 있었던 건가요?(웃음)

(웃음) 유튜브는 정말 우연히 시작하게 됐어요. 연세대학교에 원서를 쓰려면 10분이 넘는 본인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만들어야 했는데, 당시에 50만 원을 주고 영상을 만들었거든요. 근데 이게 원서접수 말고는 어디 쓸데도 없고 너무 아까운 거에요. 그래서 그냥 유튜브에 올려놨었는데, 나중에 '리바운드' 방송이 끝나고 나서 보니까 조회 수가 5만이 넘었더라고요. 신기하기도 하고 사람들의 반응, 댓글이 재미있었어요. 관심을 가져주고 피드백도 주고 댓글에서 서로 싸우기도 하고.(웃음) 그런 게 너무 재미있어서 시작하게 됐죠.

용산고 졸업 이후에는 동국대학교에 입학했는데, 반년 만에 학교를 그만뒀어요.

식스맨으로 경기를 뛰기도 했지만, 농구에 대한 회의감이 많이 들었어요. 그리고 개인적인 사정까지 생기면서 농구를 그만두기로 했었죠. (후회한 적은 없나요?) 후회는 안 해요. 오히려 더 행복하게 지내고 있고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만둔다고 했을 때 부모님께서는 뭐라고 하셨나요?

그때는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하셨는데, 나중에 들어보니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하시더라고요. 

동국대학교를 그만둔 이후에는 영남대학교 체육학부로 진학을 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농구를 그만두면서 부모님과 체육 선생님이 되기로 약속을 했었어요. 그런데 체육교육과에 가기에는 성적이 모자랐고, 특기자전형을 알아보다가 영남대학교 체육학부를 알게 된 거죠. 영남대 체육학부가 1학년 때 성적 상위 10%의 학생들에게는 교직 이수 자격을 주거든요. 사실 무모했죠. 원서 넣기 마지막 날까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농구계를 떠났지만, 다시 3X3 선수로 농구공을 잡았어요.

저에게 있어 농구는 부메랑인 것 같아요. 결국 다시 돌아오는 것 같은데, 이제는 취미이자 제 특기가 됐죠. 제가 그만큼 농구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선수 출신은 안 좋은 점만 있을 줄 알았는데, 굶어 죽지는 않을 것 같아요.(웃음) 

작년에는 U23 3X3 국가대표팀에도 뽑혔는데, 국가대표가 되었을 때 기분은 어땠나요?

진짜 행복했어요. 모든 스포츠 선수들의 꿈이잖아요. 첫 국가대표이기도 해서 정말 행복했던 것 같아요.

부모님도 굉장히 좋아하셨을 것 같은데.

제가 발표 전에 3X3 랭킹 점수가 1위였거든요. 그래서 부모님께서는 미리 현수막도 다 준비해놓으시고.(웃음) 그 정도로 좋아하시더라고요.

대회에 나가기 전에 "국제대회에서 내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이번 대회를 통해 증명해 보이겠다."라고 했었잖아요.

아쉽게 모든 경기를 지긴했지만,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 너무 위축돼서 들어간 것 같아요. 그런데 경기를 하다 보니까 스피드는 통하더라고요. 작은 키가 약점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스피드는 통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럼 국제무대에서의 가능성을 보고 온 거네요?

그런데 제가 감독이라면 저를 안 뽑을 것 같아요.(웃음) 키에서 나오는 미스매치가 확실히 불리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예전에 FIBA 공식 SNS에 박민수 선수 영상이 올라온 걸 보고, 그걸 목표로 삼았었다고 들었어요.

민수형의 플레이가 FIBA 공식 SNS에 올라온 건 농구선수로서 정말 축복받은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저도 2개가 올라왔었어요.(웃음) 스핀무브를 하는 장면에서는 관객들 함성이 BTS 콘서트장인 줄 알았다는 코멘트가 있었는데 정말 좋았죠. 국가대표가 되고 정말 많은 경험을 한 것 같아요.

박민수 선수는 롤모델인가요? 아니면 라이벌인가요?

정확하게 짚고 넘어갔으면 하는데, 인생의 롤모델이고 농구는 제가 넘고 싶은 형이에요. 그래서 농구에서는 라이벌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인생의 롤모델인 이유가 있나요?) 저는 제가 이런 길을 걸어갈 거라고 생각도 못 했고, 농구계에서 조금이나마 유명해질지도 몰랐는데 민수형을 보고 '잘하면 저렇게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더 노력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새로운 길을 개척한 거잖아요. 드래프트에 지명되지 않고도 농구로 먹고살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니까요.

"민수 형이 나보다 나은 건 얼굴 하나밖에 없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는데.(웃음)

사실입니다.(웃음) 저는 얼굴이 아닌 실력으로 이 자리에 왔고 민수형은 잘생긴 외모도 한몫한 것 같아요. 제가 민수형처럼 생겼다면 형보다 조금 더 높은 자리에 있었을 것 같아요.(웃음)

농구선수를 꿈꾸지만 키 때문에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그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우선 키가 작은 선수들이 키가 작으면 불리하다는 걸 빨리 깨달아야 해요. 그래서 살아남으려면 다른 부분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잘해야 된다는 걸 알고 더 연습해야죠. 분명 쉽지는 않겠지만 자기가 잘하는 강점을 살려서 극대화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스피드인가요?

아무래도 농구는 가로보다는 세로가 중요한 운동이잖아요. 아무리 빨라도 높이는 이기기 힘든 것 같아요. 제가 5대5가 아닌 3X3에서 살아남은 이유도 그런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5대5는 제가 한 명을 제치고 들어가도 큰 선수가 버티고 있으니까 골 넣기가 쉽지않아요. 그런데 3X3는 코트에 사람이 적고 올 아웃 포메이션을 서면 골밑에 사람이 없으니까 확실히 쉽게 올라갈 수 있죠. 그리고 몸싸움에 관대하기 때문에 포스트업을 수비하는 것도 5대5보다 수월하고요.  

드래프트에 도전하기도 했었는데, 다시 도전할 계획은 없나요? 

드래프트장에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공개 처형장 같거든요. 끝날 때 엔딩 멘트도 없어요. "지명된 선수는 단상 위에 올라와서 사진 촬영을 해주세요."하고 끝이에요. 그러면 지명 안 된 선수들은 가족들이랑 울고 있고, 욕하는 사람도 있고 나가서 바로 담배 피우는 사람도 있고.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아요. 이제는 가는 방향이 다른 것 같아요. 지금처럼 이렇게 즐기면서 농구를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즐기면서 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지금은 제가 하는 모든 게 직업이 아니라 마냥 편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유튜브를 하는 것도 영상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어서 편하게 하는 것 같아요. 또 편집을 최강원이라는 동갑내기 친구가 해주거든요. 저처럼 키가 작고 농구를 좋아하는 친구인데.(웃음) 처음에 농구를 배우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친해지게 되었는데 영상 편집을 많이 도와줘요. 아직 제가 돈을 주고 편집자를 고용할 입장은 아닌데, 운 좋게 마음 맞는 친구가 생겨서 정말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최근 어깨 수술을 결정했다고 들었어요. 당분간 공백기가 생길 수밖에 없을 텐데.

3X3 경기중에 어깨가 빠지면서 습관성 탈구가 생겼는데, 올림픽 국가대표와 U23 월드컵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U23 월드컵은 랭킹 차이로 못 나가게 되었고 올림픽은 솔직히 제가 감독이라도 저를 안 뽑을 것 같아서.(웃음) 지금 수술을 해야 여름에 열리는 국내 3X3 대회에 복귀할 수 있어서 조금 더 멀리 보고 결정을 하게 됐어요.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아직 정확한 꿈을 정하지 못했는데, 지금의 목표는 나중에 하고 싶은 게 있을 때 그걸 할 수 있게끔 눈앞에 있는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거예요. 나중에 체육 선생님이 하고 싶으면 2급 정교사 자격증을 받아서 교사 준비를 하고, 농구 코치가 하고 싶으면 전문 지도자 자격증을 따서 코치를 준비하고, 유튜브가 하고 싶다면 채널을 더 키우기 위해서 노력하고. 나중을 위해서 준비를 하는 시기라고 생각을 해요. 아직 대학교도 1년 반을 더 다녀야 되고 군대 문제도 남아있거든요. 3~4년 정도는 지금처럼 좋아하는 거 하면서 지내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혹시 유튜브 채널과 관련된 계획이 있나요?

제가 게임을 좋아해서 농구 게임을 많이 하는데, 콘텐츠로 만들어질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이제 강원이가 학교 복학을 하러 떠나거든요. 자기 인생을 살러 떠나는데,(웃음) 그래서 제가 영상 편집을 해야 할 위기에 처해있어요. 퀄리티는 많이 떨어지겠지만 일단 직접 해보려고요. 아마 조금 귀엽게 만들어지지 않을까 해요.(웃음)  

한준혁의 '농구인생'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아까 잠깐 말했지만 '부메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좌절을 맛보고 농구공을 집어 던져도 다시 제 손으로 농구공이 돌아오더라고요. 그래서 제게 있어 농구는 '부메랑'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한준혁's Basketball' 채널 구독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

저는 제가 성덕이라고 생각해요. '농구인생' 영상을 보면서 나도 미국으로 농구 여행을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 자리에서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있다는 자체가 너무 행복한 것 같아요. 제 나름대로는 조금의 성공이라고 생각하는데, 여러분들도 어떤 분야에서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최선을 다해서 화이팅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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