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내용
[대학농구리그: 어서 와 대농은 처음이지? ② 컴패리슨으로 선수 알아가기]
명효종
2022.07.15 16:23
9 4 779

지난 칼럼에서는 대학리그 상위권 팀 선수들의 컴패리슨을 살펴봤다. 이들은 대학 무대에서 잘 조직된 시스템 아래 최상의 기량을 뽐낸다. 이와 다르게 중위권 팀의 에이스 선수들로부터는 험난하고 거친 경기 속에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낭만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낭만을 가져다주는 중위권 팀 에이스들의 컴패리슨을 준비했다.


(1) 최승빈 (건국대 3학년, 191cm, 90kg) 

건국대 최승빈의 플레이는 ‘투지’라는 단어가 가장 어울린다. 큰 신장이 아님에도 적극적으로 골밑에 파고들어 득점을 올리는 모습은 최승빈의 시그니처다. 센터 기근에 시달리던 건국대에서 몸에 맞지 않던 옷을 입던 최승빈은 올해부터 프레디의 합류로 자유로이 내외곽을 오가며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건국대학교 스포츠 매거진 KAPTAiN 제공)

최승빈의 탑 3 컴패리슨은 21년 정효근, 21년도 이대헌, 12년도 이승준이다.

세 선수 모두 신장이 아닌 몸의 두께로 리그에서 경쟁력을 가졌다. 최승빈 역시 포스트업을 공격 1 옵션으로 사용한다. 외국인 선수가 골밑에 버티는 KBL에서 위 선수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새깅이 불가능하도록 프로에 와서 중장거리 슛을 장착했기 때문이다. 최승빈 역시 대학 레벨에서 무시할 수 없는 슛 거리를 지녔다. 더불어 정효근의 허슬 넘치는 플레이를 닮아 리바운드와 수비 등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 즉, 최승빈은 언더사이즈 선수로서 KBL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스타일을 지녔다.

다만 최승빈의 컴패리슨이 되는 선수들이 대학 무대에서 뛸 적에는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여줬다는 점이 우려점으로 꼽힌다. 현재 위 선수들보다 훨씬 더 많은 볼 소유 시간과 공격 기회를 가져가는 최승빈이 프로 진출 후 공격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골밑에서 자리를 잡고 볼을 잡는 셋업 공격이 아닌 창의적인 오프 더 볼 무브먼트로, 개인 능력이 아닌 팀 워크로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또한 공격의 간결성을 확보해야 프로에서 통할 수 있을 것이다.

최승빈의 실링은 15년도 김준일로 예상된다. 대학리그에서 골밑을 지배했던 김준일은 공격 시 돌파와 슛 옵션을 모두 가져가며 수비를 혼란스럽게 했다. 수비시에는 웨이트를 키워 상대 외국인 선수까지 버티는 투지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미 대학리그에서 슛 잠재력을 보여준 최승빈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웨이트를 통해 공격에서는 밸런스를, 수비에서는 버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2) 조재우 (단국대 4학년, 200cm, 97kg)

차기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도 거론되는 조재우는 단국대 1 옵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수비에서는 무지막지한 윙스팬에서 나오는 블록으로 림 프로텍터가 되고, 공격에서는 약간의 공간이 나기라도 하면 바로 올라가 득점을 만든다. 최승빈에게는 프레디가 날개가 되었듯, 조재우에게는 염유성이 날개가 됐다. 염유성의 손에서 나오는 양질의 패스는 이번 시즌 조재우가 골밑 공격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단국대학교 스포츠 프론트 D-SPORONT 제공)

조재우는 15년도 김종규, 19년도 라건아, 20년도 오세근을 탑 3 컴패리즌으로 가진다. 하나같이 한 시대를 호령한 센터들이다. 조재우의 피지컬과 탄력은 이 선수들의 대학 시절에 뒤지지 않는다. 비록 김종규만큼의 슈팅 능력을 갖추진 못했지만 대학에 온 이래 오세근과 같이 BQ가 눈에 띄게 성장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염유성, 최강민 등 시야 넓은 가드들과 함께 손발을 맞추며 2대 2 공격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4학년에 들어서는 속공 전개에 성실히 참여하는 모습에서 라건아 또한 찾아볼 수 있다.

이런 플레이들을 통해 조재우가 기본적인 부분이 다듬어진다면 프로에서 주전 선수로 발돋음 할 것을 예상해볼 수 있다. 하지만 탄력을 무기 삼은 센터들이 나이가 들수록 자리를 빨리 빼앗기는 만큼, 조재우가 자신의 실링으로 추정되는 오세근처럼 성장하기 위해선 스크린 능력의 발전이 필요하다. 스크린을 건 후의 움직임은 대학에서 발전됐지만, 스크린 자체를 정확한 타이밍과 위치에 서주는 연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학 4년 동안 큰 부상 없이 경기를 출전했다는 점에서 조재우의 컴패리슨 선수들보다는 더욱더 오래 건강한 모습으로 플레이하는 것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3) 고찬혁 (경희대 3학년, 186cm, 83kg)

고찬혁은 1년이 가면 갈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슛 하나만 가지고 대학 무대에 뛰어든 고찬혁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새로운 능력을 갖춰가며 슈터를 넘어 스코어러로 성장하고 있다. ‘노력’을 통한 발전이 고찬혁의 최대 무기다.

(경희대학교 스포츠매거진 레굴루스 제공)

이런 고찬혁은 22년도 이관희, 22년도 이대성, 13년도 이정현을 컴패리슨으로 가진다. 1학년 고찬혁의 컴패리슨은 3&D 선수들에 국한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슈팅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골밑 돌파, 과감한 슛 셀렉션으로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가진 선수로 성장했다. 성장의 배경에는 코트를 읽는 눈이 있다. 활발한 오프 더 볼 무브먼트와 스크린을 읽고 지시하는 능력은 고찬혁에게 더 많은 스페이스를 안겨줬다. 또한 컴패리슨에 속한 선수들은 모두 포지션 대비 큰 피지컬로 좋은 수비 능력을 보여줬다. 그러한 피지컬을 가지지 못한 고찬혁은 헌신적인 수비로 한 발 더 뛰며 단점을 보완했다.

고찬혁이 실링인 이정현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나은 슛 셀렉션이 요구된다. 대학 입학 이래 고찬혁은 느린 슛 릴리즈가 꾸준히 단점으로 꼽혔다. 슈터인 고찬혁에게 맞춰진 팀 패턴에서 이는 더 큰 단점으로 다가왔다. 슛 릴리스 속도를 큰 폭으로 줄이는 것은 어렵기에, 좋은 슛 셀력션을 가져가며 득점의 순도를 올릴 필요가 있다. 또한 보조 핸들러의 역할도 겸할 수 있어야 한다. 볼을 잡은 후 득점을 생산하는 능력을 리그 정상급이지만, 패스를 통해 더 좋은 기회를 창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고찬혁이 슈터로서 코트를 읽는 능력이 좋은 만큼 과감히 패스를 뿌리면 보다 더 위협적인 선수가 될 것이다. 코트에 끝까지 남아 훈련하고 지도자 말의 흡수가 빠른 고찬혁이기에 대학교 4학년, 그리고 프로 생활이 더더욱 기대된다.

(4) 김근현 (성균관대 3학년, 190cm, 78kg)

조은후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 김근현은 이번 시즌 성균관대 공격을 전방위에서 이끌고 있다. 정확한 3점슛, 저돌적인 슛 선택, 그리고 클러치 상황에 다다를수록 올라가는 그의 능력은 NBA의 데미안 릴라드를 연상시킨다. 팀이 뒤지고 있어도 역전할 수 있는 희망을 이어주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스포츠매거진 ESKAKA 제공)

김근현의 컴패리슨은 21년도 송교창, 20년도 양홍석, 20년도 강상재다. 팀의 확실한 공격 옵션이란 점이 셋의 공통점이다. 김근현은 빠른 발과 골밑 집중력을 가져 송교창의 슬래셔 기질을 가지고 있다. 또한 아직 기복은 있지만, 양홍석과 같은 슈팅 능력을 갖췄다. 코너에서 45도 지역으로 이동해서 패스받은 후 발만 맞으면 올라가는 3점슛이 그의 시그니쳐다. 특히 한 번 터지면 막을 수 없는 슛감은 성균관대의 여러 역전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최근에는 스틸로 직접 속공을 창출한 후 마무리 짓는 모습까지 매 경기 보여주며 공격을 이끌고 있다.

슛과 속공 마무리 능력을 모두 갖춘 위 세 선수는 리그 MVP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줬다. 김근현 역시 프로에서 충분히 통할만한 스타일이다. 하지만 프로에서 출전 시간을 얻기 위해서 더 안정적인 수비 능력이 갖춰져야 한다. 상대의 턴오버를 유도하는 수비는 상위급 레벨이지만, 일대일 수비로 상대 가드의 득점포를 막는 능력은 아직 부족하다. 기복이 필연적인 슈터들이 슛감이 좋지 않은 날에도 1인분을 하기 위해, 특히 프로 초년생으로서 감을 끌어 올릴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발전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대학 농구도 어느새 정규리그를 마치고 휴식기에 돌입했다. MBC배 상주대회와 U-리그 플레이오프만이 남겨진 상황. 정규리그는 고려대의 독주와 중앙대, 연세대, 경희대의 치열했던 2위 싸움, 그리고 혼란스러웠던 중위권 순위 경쟁으로 많은 볼거리를 선사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인기와 이슈를 몰고 다니는 2022 대학 농구, 마지막에 웃고 우는 팀은 누구인지 끝까지 지켜보자.

댓글 (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