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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농구리그: 어서와 대학농구는 처음이지? MBC배에서 보여준 대학농구 팀들의 전술]
명효종
2022.09.0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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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들의 쇼케이스, 신입생들의 남다른 활약, 수많은 얼리 드래프트 참가. 다양한 이슈들로 올해 여름을 더욱더 뜨겁게 달궜던 제 38회 MBC배 상주대회가 고려대학교 농구부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KUSF 대학농구 U-리그 동안 노출되었던 약점들을 보완해 더욱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던 이번 대회. 조 1위 팀들의 전술을 확인해보자.

고려대 ‘에이스 뒤에 숨겨졌던 강팀의 면모’

압도적인 전력으로 우승을 거머쥔 고려대는 이번 MBC배 내내 견고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두원의 골밑 지배력과 문정현의 내외곽을 오가는 플레이메이킹으로 대회 기간 동안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가져갈 수 있었다. 박무빈의 돌파와 롤 플레이어 선수들의 야투까지 뒷받침되며 U-리그 1 옵션이었던 여준석의 팀이 아닌, 조직적인 플레이로 승리를 따내는 강팀의 면모를 보여줬다.

고려대는 만나는 팀마다 가드, 포워드, 센터 포지션 모두 상대를 개인 능력으로 압도했기에 어쩌면 우승은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높이를 바탕으로 확률 높은 득점을 노리던 예전과는 다르게 더 많은 슛을 던지고 적극적인 리바운드로 세컨 기회 득점을 올리는 도전적인 농구로 스타일을 바꿨다. 특히 라이벌이었던 연세대가 애용하던 얼리 오펜스의 빈도를 높이며

보다 더 아기자기하고 정교한 농구를 구사했다. 워낙 U-리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기에 상대 팀마다 다양한 수비 법을 들고나왔지만, 모든 선수가 각각의 장점으로 1대 1 매치업에서 근소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변칙 공격을 펼치며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

고려대의 패턴 플레이는 소수정예의 선수들만 가지고 진행된다. 즉 확실한 공격 옵션만 패턴에 포함된다. 그렇기에 2~3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3점 라인 밖에서 스페이싱을 도와주고, 코트 측면에서 공격을 시작하는 언밸런스한 포메이션을 애용한다. 지난 U-리그에서 고려대는 더블 스크린을 즐겨 사용했다. 2명의 빅맨이 스크린을 걸어주며 강력한 돌파력을 가진 박무빈이 가속된 상태에서 미스매치된 상대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추가로 스크리너들이 롤인/아웃으로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성하며 수비를 흔들어 놓았다. 지난 중앙대와의 경기에서는 마치 이 더블 스크린을 사용하는 척하며 수비의 혼란을 야기시켜 이를 역이용한 패턴을 들고나왔다.



고려대는 더블 스크린을 서는 과정에서 일부로 문정현(빨간색 4번)의 매치업이었던 중앙대 수비수를 흘려보내며 박무빈(빨간색 1번)과의 미스매치를 유도했다. 또한 이두원(빨간색 5번)은 동시에 상대 센터를 3점 라인 부근으로 끌고 올라오며 골밑을 비워줬다. 박무빈의 스피드를 상쇄시키기 위해 드랍백 수비를 취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두원과 박무빈을 막고 있는 수비수들 모두 발이 느리기에 기브앤고 또는 박무빈의 야투를 막기 위해 각자의 마크맨에 가까이 붙어 수비할 수 밖에 없었다. 박무빈이 페이크를 통해 수비수가 역동작에 걸린 틈을 이용해 쉽게 골밑으로 돌파해 쉽게 득점을 낼 수 있었다.

문정현이 해당 경기 내내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지만, 이번 패턴에서는 단순히 스크리너 역할만 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번 대회 고려대 패턴들의 특징은 꼭 센터가 골 밑으로 쇄도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줬다는 점이다. 여준석이라는 확실한 스코어러가 빠진 만큼 언제든지 풋백 득점이 나올 수 있도록 대비책을 마련해둔 것이다. 이 점 때문에 MBC배는 이두원의 쇼케이스와 같은 무대가 되었고 이두원의 존재감을 활용한 플레이들이 많았다.


후반부터 고려대는 중앙대의 지역 수비 대처에 어려움을 겪었다. 골 밑으로 문정현, 박무빈이 돌파해 들어오면 중앙대는 빠르게 헬프 수비로 쪼여주며 돌파 옵션을 차단했다. 수비를 달고 3점을 쏠 수 있는 전문 슈터가 없었던 점 또한 지역 수비에 대한 대처를 어렵게 했다. 설상가상 야투가 말을 듣지 않으며 엘보 지역에서의 미드레인지 게임이 잘 풀리지 않았다. 이에 아래와 같은 이두원의 움직임으로 손쉬운 득점을 올렸다. 전반 동안 이두원은 1대 1 포스트업보다는 세컨 기회 득점을 노리는 롤을 맡았다. 그렇기에 골대를 두고 등지는 것이 아닌 박스아웃에 집중하는 움직임을 가져갔다.



패턴을 보면 핸들러(빨간색 1번)가 왼쪽에서 공격을 시작해 빠르게 공을 오른쪽으로 전환시켰다. 문정현(빨간색 4번)이 탑으로 올라와 볼을 잡고 이두원(빨간색 5번)이 스크린을 거는 척 올라오자 오른쪽에 수비 숫자가 부족한 탓에 이두원을 막던 센터가 하이포스트로 올라와 문정현을 견제했다. 이두원이 코너 쪽으로 빠졌지만, 전반 이두원의 플레이 경향 때문에 상대는 문정현을 막는 것을 선택했다. 김태훈(빨간색 3번)이 위로 올라와 볼을 받으며 순간적인 2대 1 상황이 발생하며 고려대는 쉬운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U-리그에서는 리바운드를 잡는 역할이었던 이두원이 다양한 움직임을 가져가며 훨씬 더 위협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스크리너는 물론 직접 공격을 풀어나가는 움직임을 선보이며 주가를 높였다. 더불어 고려대는 갈수록 더 변칙적인 안들을 가져오며 상대 팀의 견제를 뚫어내며 견고한 우승 후보임을 증명해냈다.

경희대 ‘스크린 농구에 눈을 뜬 경희대’

경희대는 전통적으로 선이 굵은 농구를 즐긴다. 선수들은 자신의 포지션에 맞는 역할이 주어져 있기에, 그만큼 제대로 된 역할 수행해야만 승리라는 결과물이 나온다. 정통 포인트가드답게 어시스트를 담당하는 박민채, 슈팅을 통해 득점을 만드는 고찬혁,포스트 장악력을 보여주는 이사성이 주축을 이뤄 교과서적인 농구를 보여준다. 플레이 메이커로부터 파생되는 농구가 아닌, 스피드, 높이, 힘에서 우위를 이용해 상대를 제친 후 나오는 플레이들로 공격을 풀어나가기에 스크린, 무빙 오펜스의 활용 빈도가 낮은 편이다.

이러한 플레이 스타일은 개인 능력에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강팀을 만나면 무너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이번 MBC배에서는 인승찬과 이사성의 스크린으로 박민채를 비롯한 슈터들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창의적인 공격을 하는 모습들이 많이 나왔다.

박민채뿐만 아니라 많은 슈터의 슛 감이 올라온 상황이라 상대는 슈터들에게 밀착 수비를 사용했다. 이에 오프 더 볼 상황에서 핀 다운 스크린을 많이 사용했다. 우선 코트의 우측에서 이사성(자주색 5번)과 인승찬(자주색 4번)이 핀다운 스크린을 걸며 한 차례 수비를 흔들어 놓았다. 그 사이 박민채(자주색 1번)는 고찬혁(자주색 2번)에게 핸드오프를 주고 밀집도가 적은 왼쪽으로 돌아나간다. 마지막으로 조승원(자주색 3번)이 박민채에게 스크린을 걸어주는 척하다 빠르게 빠져나와 오픈 3점을 넣으며 패턴이 마무리된다.


이전에 많은 스크린 플레이를 가져가지 않았기에 경희대는 좋은 스크리너가 필요없었다. 이사성과 인승찬이 사이즈에 비해 정확하게 스크린을 거는 능력이 떨어져 상대에게 쉬운 리커버리를 허용해 공격 시간만 낭비하고 샷 클락에 쫓겨 쏘는 슛이 많았다. 이에 이번 대회에서는 핀 다운 스크린 또는 수비의 블라인드 사이드에 거는 비교적 난이도가 쉬운 스크린을 활용하거나, 스크린 후 슬립 모션을 이용해 상대를 공략했다. 다만 위 전술은 3점 또는 롱 투를 노리는 작전이기 때문에 연세대와의 4강처럼 슛이 터지지 않는 경우 돌파구가 없다는 점이 단점이다.



다음 패턴도 유사한 방향으로 진행됐다. 우선 경희대는 스페이싱은 안 된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5명의 선수 모두 3점 라인 밖에서 공격을 시작한다. 이사성(자주색 5번)과 조승원(자주색 3번)이 고려대가 사용한 것과 같은 더블 스크린을 서고, 조승원은 슬립, 이사성은 스위치를 유도하며 고찬혁(자주색 2번)과 상대 센터의 미스매치를 유발한다. 고찬혁이 빠르게 골밑으로 들어오는 모션을 취하고 이사성이 롤인하자 상대 수비(초록색 3번)가 헬프 수비를 오고, 이 틈을 타 코트 왼편에 있던 박민채(자주색 1번)가 오픈되어 3점 기회가 만들어진다.

이처럼 경희대의 패턴 플레이는 견고한 빅맨들의 스크린이 아닌, 스크린 모션으로 상대 수비에 누구를 막을지 선택을 강요하는 플레이들이 많다. U-리그를 통해 인사이드 공격에서의 마무리가 아직 완성 단계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최대한 인사이드를 비우며 플레이를 시작하는 모습 또한 MBC배에서 경희대가 달라진 점으로 꼽을 수 있다.

단국대 ‘다양한 1 옵션에 힘입은 도깨비’

이번 대회 단국대는 염유성의 활약이 특히 돋보였다. 대회 내내 3점 슛이 터져 셋 오펜스에서도 자신감을 보이며 과감하게 공격을 펼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과거 단국대는 강한 앞선을 기반으로 한 빠른 농구와 조재우의 포스트 업 기반 1대 1이 공격 옵션의 주를 이루는 팀이었다. 하지만 조재우의 기동력이 떨어진다는 한계 때문에 조재우가 페인트존 멀리 벗어나는 전술을 구사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졌다. 단국대를 상대하는 팀들은 이점을 이용해 강력한 대인 수비와 골 밑 아래서의 헬프 수비를 사용했고, 단국대는 페인트 존으로 볼을 투입한 후 킥 아웃 하는 방식으로 이를 대처했다. 하지만 슛이 없는 선수를 버리는 세깅 디펜스에 이 역시 어려움을 겪자, 강력한 대인 수비를 벗기기 위한 전술을 MBC배에서 선보였다.



첫 번째 패턴을 보면 단국대는 여러 명의 선수가 핸드오프를 받기 위해 핸들러 뒤를 돌아 나가는 위브 동작을 보여준다. 대인 수비를 떼어냄으로써 오픈 기회를 만들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조재우(하늘색 5번)가 엘보지역에서 언제든지 1 대1을 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수비는 섣불리 핸드오프 후 스위치를 하기 어렵다. 따라서 염유성(하늘색 1번)이 오프더볼 스크린을 받고 핸드오프 후 오픈 기회가 생기며 쉽게 3점을 기록했다.



두 번째 패턴은 단국대를 상대하는 팀들의 골 밑 헬프 수비를 무력화하는 패턴이다. 해당 경기에서 조재우(하늘색 5번)는 골 밑에서 세컨 기회 득점을 많이 올린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상대 센터는 끌려다니며 리바운드를 내어주는 수비보다 박스 근처에서 확실하게 수비 리바운드를 잡기 위해 박스 아웃을 우선시하는 움직임을 후반부터 가져갔다. 또한 이경도(하늘색 3번)가 돌파로 많은 득점을 올렸기에 골 밑에 위치한 수비수는 이경도의 돌파 동선 또한 의식하는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실제로 조재우가 스크린을 걸고 베이스라인으로 내려간 상태에 골 밑 센터는 이경도를 돌파 노선을 차단하는 동시에 조재우를 박스아웃 할 수 있는 완벽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경도의 돌파 모션과 함께 염유성(하늘색 1번)이 컷인해 들어가면서 조재우에게 오픈 찬스가 나게 된다. 이경도의 모션으로 상대 5번의 타이밍을 한 번 뺏는 동시에 염유성이 2명의 수비수를 끌고 나오며 조재우를 막는 수비수가 사라진다.

이처럼 단국대는 기존에 있었던 약점들을 MBC배에서 보완하며 당당히 조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 고려대와의 4강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준결승에서 대회를 마감했다. 염유성의 3점과 이경도의 돌파에서 나오는 폭발력 덕에 언제든 도깨비팀으로 활약할 수 있다. 한 명의 고정 에이스가 아닌, 다양한 선수들이 경기 날 폼에 따라 1옵션이 변하기 때문에 상대 입장에서도 필승 수비 법을 들고 오기 까다로운 팀이다.


갈수록 더 완성도를 갖춰간다는 점이 대학 농구가 가지는 특성이다. 9월 2일부터 개막하는 KUSF 대학농구 U-리그 플레이오프에서는 어떻게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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