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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주장, 두 개의 이야기 ①-연세대 신동혁&고려대 여준형
2022.09.0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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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혁(사진=한국대학농구연맹 제공)

여준형(사진=한국대학농구연맹 제공)

2022 KUSF 대학농구 U-리그 플레이오프(9.1~9.7)가 시작됐다. 27일에는 2022-2023 KBL 신인 드래프트가 개최될 예정이니, 각 대학의 4학년 선수들에게 이번 플레이오프는 대학에서의 마지막 무대가 되는 셈이다. 지난 정규리그와 MBC배 상주대회 모두 고려대학교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만큼, 통합우승을 노리는 고려대와 이를 저지하려는 여타 팀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특히 올해 고려대와의 3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배하며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던 연세대에게는 설욕의 기회가 더욱 간절했을 터지만, 어제(1일) 8강전에서 건국대에게 패하며 연세대와 고려대의 리벤지 매치는 당분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대학농구계의 양대산맥으로 평가받는 라이벌 연세대와 고려대의 경기는 언제나 많은 응원과 관심을 받는다. 그 관심의 무게를 오롯이 짊어진 채 땀 흘리는 두 명의 주장, 연세대 신동혁(193cm, SF), 고려대 여준형(198cm, C/PF)이 이번 칼럼의 주인공이다. 신인 드래프트와 대학 졸업을 한달여 앞둔 지금, 때로는 그저 한 사람의 드래프티로서, 또 때로는 든든한 팀의 주장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두 사람. 10여년 전부터 시작된 두 선수의 농구인생부터, 팀을 대표해 전하는 각종 이야기까지, 지금 바로 만나보도록 하자.

#1. 농구인생, 그들이 걸어온 길

Q. 농구를 언제, 왜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동혁_제가 전주 출신이잖아요. 형이 유소년 KCC 클럽에서 농구를 했어서, ‘나도 농구 한 번 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초등학교 때 유소년 농구를 하다가, 키가 크다는 이유로 당시 송천초 코치님께 스카우트를 받아서 전학을 가고 제대로 시작하게 됐죠.

준형_저도 어렸을 때 클럽 농구를 하다가 좀 재미가 붙었어요. 특히 농구선수 출신이신 아버지가 ‘같이 한번 해볼래?’ 하셔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Q. 평생 농구만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텐데,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진 않나요?

동혁_지금까지만 보면 크게 후회하진 않을 것 같은데, 만약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진다면 다른 걸 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공부도 한번 해보고 싶고,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은 것 같아요. 근데 결국은 몸 쓰는 일을 했을 것 같네요.

준형_저도 크게 후회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 없고, 중간에 한두 번 정도 ‘(농구를) 왜 시작했을까?’ 정도는 생각해본 적 있어요.

Q. 그럼 이때까지의 농구인생에서 가장 보람차거나 뿌듯했던 순간이 있다면요?

준형_아버지가 고대 출신이신데 제가 고려대에 입학했다는 거 자체가 뿌듯했던 것 같아요. 가족들에게도 큰 선물이라고 생각했고, 보람찼죠. (웃음)

동혁_제가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 그러니까 소위 ‘막학년’이라고 하는 시기에 체전을 전부 다 우승했거든요. 마지막 학년을 잘 끝냈다는 뿌듯함, 이제 졸업하고 다른 걸 시작할 수 있겠다는 해방감과 후련함이 느껴졌죠. 그 우승들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Q. 각각 전주고/용산고 소속으로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이였나요?

동혁_중학교 3학년 때 갔던 유소년 농구캠프에서 처음 만났어요. 당시 제가 붙임성이 좋은 성격이 아니었는데, 준형이가 먼저 다가와줘서 친해졌고, 그 이후로는 연락도 자주 하고 지냈죠.

준형_친했죠. (웃음) 근데 얘는 연대 가고, 저는 고대로 오면서 좀 어색해진 건 사실이에요. 옛날에는 엄청 친하고, 전화도 많이 하는 그런 사이였는데 멀어졌어요. (웃음)

동혁_그쵸, 대학에 오면서 아무래도 라이벌 구도로 찢어졌잖아요. 한쪽이 이기면 한쪽은 분위기가 터지기 마련이니까. 이제는 연락하기 조심스럽기도 하고 그런 거죠.

Q. 고등학교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여준형 선수는 제72회 전국종별농구선수권대회 16강에서 우승 후보였던 전주고를 상대로 승리했던 경험이 (비록 최종우승을 하진 못했지만) 지금까지도 좋은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씀하셨더라고요.

준형_고등학교 통틀어서 제일 재밌게 했던 게임이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도전자 입장이기도 했고, 당시 멤버도 지금 생각하면 좋아보일 수 있지만 그땐 다 어렸으니까요. 그때 2학년이었던 저랑 (박)인웅이, 1학년이었던 (유)기상이, (김)태완이 정도만 데리고 뛰었는데 이긴 거죠. 아직도 이세범 선생님은 그 게임 이야기를 맨날 하세요.

Q. 당시 경기가 신동혁 선수에게는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는지 궁금하네요.

동혁_당시 저희 전주고도 원래 전력이 그렇게 좋다고 평가받지 못했는데, 하다 보니까 다크호스처럼 떠오르는 팀이 됐어요. 그래서 대진에서 용산고라는 팀을 만났을 때도 크게 경계하지 않았는데, 그러다가 일격을 맞았던 거죠. (웃음) 그때 용산고가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우르르 (코트로) 뛰쳐나오고 그래서 씁쓸했는데, 한편으로는 ‘상대가 이렇게까지 반응하는 걸 보니 우리가 많이 올라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Q. 그렇다면 고교 시절 가장 큰 목표는 뭐였을까요? 팀의 우승이라든가, 목표 대학 진학이라든가 하는 것들이요.

동혁_애초에 고등학교 때 대학에 대해서 크게 생각을 안 했어요. 팀이 좋은 성적을 내면 대학 진학도 자연스레 될 거라고 생각했죠. ‘팀 우승 한 번 하자’, 항상 이런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준형_제 경우엔 마지막에 용산고에서 다 우승을 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는데, 그게 한 번밖에 안돼서 아쉬웠죠. (여)준석이 대표팀 일정이 (대회랑) 겹치는 바람에 저희끼리 했는데 잘 안됐고... 아무튼 농구는 너무 재밌게 했고, 결과적으로는 다 잘 됐지만, 3학년 때를 생각해보면 좀 아쉬운 게 있죠.

Q. 그렇게 치열했던 고교 시절을 거쳐 대학에 입학하게 됐어요. 연세대/고려대 입학 당시 소감은 어땠나요?

준형_‘와, 이제 진짜 고대를 가는구나’, 생각했던 것 같아요. ‘되돌릴 수 없다’는 느낌? 원래 고등학교 때가 제일 재밌거든요. 스카우트도 막 하러 오고. (웃음) 그런데 졸업을 하고 대학에 간다고 하니 싱숭생숭했죠.

동혁_연세대는 분명 엄청나게 좋은 학교고, 소위 말하는 네임밸류가 높은 대학교잖아요. 그런데 아무래도 농구를 하면서 갈 수 있는 학교들 자체가 좀 유명하고 네임밸류가 있는 학교들이 많았다 보니 공부하는 친구들이 연세대를 생각하는 것에 비하면 잘 체감이 안됐어요. 그렇게까지 높아 보이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합격하고 나서도 ‘너무 좋다’는 느낌보다는 ‘또 다시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이 좀 더 컸던 것 같아요.

Q. 그렇게 해서 입학을 했는데, 그리 순탄치만은 않은 1학년 시절을 보냈잖아요.

준형_ 고3 종별 대회 16강인가에서 삼일상고한테 졌어요. 그때 기분이 너무 안 좋아서 왕중왕전 때 ‘진짜 박살내겠다’는 마음으로 나갔는데 하루 전날 무릎을 다쳤어요. 무릎이 좀 꺾여서 잘 안 펴졌는데, 꼭 뛰겠다고 욕심을 부렸죠. 그러고 삼일상고와 4강에서 만났는데, 그날 왠지 상태가 좋은 것 같고 해서 무리를 좀 했어요. 그러다 3쿼터 딱 시작하자마자 무릎이 완전히 돌아갔죠. 십자인대가 나간 거예요. 결과적으로 (대학교) 1학년 생활은 사실상 다 버려야 했으니까, 마음고생이 엄청 심했죠.


Q. 스포츠는 언제나 상대와의 싸움인 동시에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잖아요. 스스로의 한계를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요?

동혁_애초에 농구를 하면서 ‘이 정도까지 올라왔으니 됐다’고 느낀 순간이 거의 없어요. 어쨌든 계속 발전을 해야 하는 거니까, 제가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기량을 늘리자는 생각밖에 없었죠. 다만 프로 형들이랑 연습 경기를 하다 보면 ‘이래가지고는 내가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가끔 들었던 것 같아요.

준형_기본적으로 ‘뭐든 하면 된다’는 마인드라 한계를 느껴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3학년 때 연대랑 경기를 하면서 ‘나만 너무 정체되어 있나?’라는 생각을 한 적은 있어요. 당시에 (이)원석이가 경복고 시절에 비해서 실력이 정말 많이 늘고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거든요. 원석이뿐만 아니라 (유)기상이, (박)인웅이 등 다른 선수들도 너무 잘해서 ‘친구들이나 후배들은 다들 성장하고 있는데 왜 나만 정체된 것 같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지금도 항상 하고 있고요.

Q. 그럼 스스로가 생각하는 본인의 강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특히 입학 당시와 졸업을 앞둔 지금을 비교해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동혁_여유가 좀 생겼죠. 1학년 땐 감독님이 지시한 것만 하기 바빴는데, 이제는 하고 싶은 것도 조금씩 찾아서 해요. 슛도 4년간의 연습량이 있으니 자신감이 좀 생겼고, 운동 능력 자체도 남들에 비해 처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다만 한 번 영점이 잡히면 (슛이) 잘 들어가는데 안 잡히는 날은 또 아예 안 들어간다는 문제가 있죠. 결국 기복을 줄여야 할 것 같아요.

준형_장점이 없어서 단점이 없나? (웃음) 굳이 뽑자면 간간히 좀 뜬금없는 활약이 있는 편이에요. 가끔 이상한 게 들어갈 때도 있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뭐야, 갑자기?’ 하면서 상대편을 얼빠지게 만들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성장한 부분은... 일단 몸 조절을 잘 하고 있어요. 십자인대 다쳤을 때 100kg까지 쪘었다가 무릎에 무리를 안 주려고 12kg 정도를 뺐는데, 그 몸무게로 형들이랑 붙으니까 힘이 안 들어가더라고요. 지금은 몸도 좀 키우고, 몸무게는 95kg 정도로 계속 유지하고 있어요. 안쪽을 봐줘야 하는 포지션인데, 몸싸움할 때도 편하고 이 정도가 저한테 딱 좋은 것 같아요.

Q. 포지션 얘기를 해 주셨으니 말인데, 대학에 진학하며 포지션 변경이 있었잖아요. 적응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나요?

준형_3번을 보다가 갑자기 4번을 보라니까 너무 어려웠죠, 진짜로. (웃음) 3번은 밖에서 3점슛도 펑펑 쏘잖아요. 그런 걸 좀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새로운 포지션에 적응해야 하니 작년까진 뭘 해야할지 도저히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다 지금, 올해서야 딱 적응한 것 같아요.

Q. 연세대 은희석 전 감독, 고려대 주희정 감독이 이번 시즌 가장 주목할 선수로 두 사람을 각각 지목한 바 있는데요. 시즌 전 준비와 훈련, 어땠나요?

준형_동계 훈련이 진짜 힘든데, 제가 원래 부상 때문에 훈련을 잘 못 견뎠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거의 처음으로 제대로 다 한 것 같아요. 워낙 잘하는 신입생들, (신)주영이같은 애들도 들어오고 하니까 최소한 ‘밀리지는 않고 싶다’, ‘자존심 안 상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더 악착같이 했는데 다행히 몸이 잘 올라왔었어요.

그런데 대회 시작 일주일 전쯤 코로나에 걸린 거예요. (웃음) 격리하고 3, 4일 정도 운동하고 바로 시합을 뛰게 된 거죠. 당연히 정상 컨디션이 안 나왔는데, 하필 리그 형식이라 게임도 많다 보니 몸이 좀 힘들더라고요. (웃음) 중반기 지나고 나서부터는 좀 괜찮아졌던 것 같아요.

동혁_이번 시즌에도 특히 달라진 점은 없었어요. 좋은 형들이 나갔고, 신입생들이 들어왔지만 제가 해야 하는 역할은 똑같다고 생각해요. 기존의 수비적인 부분에 더해 팀원들을 이끌어야 하는 것도 생겼죠. 그래서 그냥 ‘시간이 날 때마다 슛 연습을 더하자’,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Q. 신동혁 선수도 매 경기 평균 30분 이상을 뛰며 팀 내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했잖아요. 체력적인 부담이 컸을 것 같은데.

동혁_경기 후엔 정말 힘들죠. 맡고 있는 롤이 한두 개가 아니기도 하고, 저희 팀은 현재 신입생 빅맨들이 중점적으로 뛰고 있다 보니까 수비해야 하는 코트 영역도 많이 넓어졌고요. 공격도 안 하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물론 힘들지만, 그만큼 감독대행님이나 팀원들이 저를 인정해주고 믿어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열심히 뛰려고 하고 있어요.

Q. 두 선수 모두 기록지에 미처 담기지 않는 수비나 궃은 일로 코트 위에서 더 빛나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잖아요. 이에 관련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려요.

준형_일단 수비에 대해서는 주희정 감독님이나 이세범 선생님께 많이 배웠던 게 있다 보니까... ‘수비의 맥’을 좀 잘 짚는 것 같아요. 눈에 띄지 않아도, 리바운드 기록이 많이 올라가지 않아도, 로테이션같은 부분이 매우 중요하잖아요. 그런 부분은 좀 자신이 있는 것 같고, 수비적으로도 여기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그런 걸 파악하는 건 조금 빠른 편인 것 같아요.

동혁_기록이 잘 나오든 안 나오든 팀이 이기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일단 이번 시즌 U-리그에서도 패배하면 안 됐던 경기들이 좀 있었다 보니 많이 아쉬웠죠. 제가 0점을 넣고, 리바운드를 0개 따내더라도 팀의 승리가 먼저라고 생각해요. 100점을 넣어서 지면 그냥 그 팀에서 잘했는데 진 선수밖에 안되는 거니까요. 그런 면에서 개인적인 기록에는 신경 쓰지 않고 최선을 다하려고 하죠.

Q. 농구는 분명 팀 스포츠지만, 경기에 뛸 수 있는 인원은 정해져 있잖아요. 어쩌면 팀이 강할수록, 나는 빛을 보지 못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팀으로서의 커리어와 개인으로서의 커리어 중 더 욕심나는 부분이 있다면요?

준형_당연히 (대학에서의) 마지막이니까, 개인적인 커리어도 욕심이 나긴 하죠. 그런데 지금 고려대 멤버 뎁스 자체가 한 명 한 명 다 개성도 강하고 화려하잖아요. 박무빈, 문정현, 이두원 등등. 근데 모두가 다 걔네처럼 할 수는 없어요. 모든 선수들이 그들처럼 공격하려고 욕심을 부리면 팀이 엉켜버리겠죠. 그래서 그런 화려함 뒤에서 저희처럼 이렇게 받쳐주는 사람들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플레이를 할 줄 알아야 나중에 비로소 공격 욕심을 낼 수 있을 거라고 봐요. 이런 게 뒷받침이 안 된 상태에서 뭐든 더 하려고 하면 오히려 잘 안되는 것 같아서, 개인적인 커리어에 욕심내기보다는 그냥 흘러가는 대로 하려고 해요. (웃음)

동혁_팀 쪽이죠. 물론 코트 안의 5명이 전부 다 엄청나게 특출난 선수들이면 좋겠지만, 어차피 각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정해져 있다고 봐요. 예를 들어 저희 팀 기상이가 해야 하는 역할을 갑자기 (김)보배가 나와서 할 수는 없는 거고, 보배가 해야할 역할을 갑자기 (김)도완이가 나와서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결국 각자 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위치에서 각자가 할 수 있는 부분을 하는 것, 서로의 약점을 메워주고 강점을 살려주는 것이 팀 스포츠라고 생각해요.

Q. 그렇다면 졸업을 얼마 남기지 않은 지금, 연세대/고려대는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동혁_와, 진짜 한 달 남았네요. 어떡하죠? (웃음) 연세대는 제게 정말 집같은 존재에요. 일례로 이번 겨울에 여러 선수들과 함께 소집되어 훈련한 기간이 있었어요. 근데 모든 (생활이) 연세대에 맞춰져 있다가 소집된 곳에서 농구를 하니까 같이 뛰는 애들이랑 손발도 안 맞고, 혼란이 많이 왔었어요. 그러다가 훈련 끝나고 다시 학교에 왔는데 우리 애들이 너무 반가웠죠. (웃음) 특히 저는 본가가 지방이라 집도 두세 달에 한 번씩만 가고 숙소 생활을 계속하고 있으니까 더더욱 학교가 집같아요. 여기 오면 마음이 되게 편해지는 게 있어요.

준형_많이 힘들었지만 그만큼 저를 많이 도와준 학교죠.

Q. 이제까지의 농구인생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을 꼽는다면요?

동혁_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아무래도 부모님. 이번 시즌 경기도 거의 매일매일 오셨어요. 전주에서 매번 차 끌고 올라오는 것도 힘들 텐데... 정말 고생 많이 하는 거 아니까 아빠 엄마가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저녁에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거든요? 근데 혹시라도 다른 시간에 전화를 하면 깜짝깜짝 놀라세요. 제가 어디 다친 줄 알고. 그런 걸 볼 때마다 정말 ‘(부모님께) 잘해야겠다’, 이 생각밖에 안들죠.

준형_이세범 코치님, 무조건이요. 용산고등학교 이세범 코치님 밑에서 배운 애들은 다 비슷하게 얘기할 거라고 봐요. 저희를 막 통제하고, 때려잡고, 그런 개념이 전혀 아니었어요. 정말 진정한 스승이자 리더, 작지만 강한 분이었어요.

한편, 이들이 4학년 최고참이자 대학농구계를 대표하는 고려대와 연세대의 주장으로서 보냈던 지난 1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두 선수가 직접 밝히는 주장의 고충부터 동료 자랑, 연세대와 고려대의 라이벌 구도가 양 팀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이 모든 내용은 part 2로 이어질 다음 칼럼에서 만나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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